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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려도 어린이날"…광장·공원 한산해도 실내는 웃음꽃

야외 행사 취소·축소…"사람 없어 여유" 반기기도
실내 들어온 가족 북적…우비 입고 뛰어노는 아이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이기범 기자 | 2024-05-05 15:39 송고
어린이날인 5일 비가 내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 행사장이 텅 비어 있다.  2024.5.5/ 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어린이날인 5일 비가 내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 행사장이 텅 비어 있다.  2024.5.5/ 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어린이날인 5일 두 아이를 데리고 광화문광장에 나온 김종환 씨(47·남)는 "녀석들이 호주에서 태어나 한국의 어린이날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도 비가 내려 아쉽다고 말했다.

김 씨는 "호주에는 어린이날이 없어 아이들이 어린이날을 잘 모른다"며 "오늘 재미있는 행사도 많은 데 하필 비가 내린다"며 하늘을 쳐다봤다. 
이날 '서울페스타 2024' 행사가 열린 광화문광장은 신발이 다 젖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 때문에 썰렁한 모습이었다. 드문드문 보이는 가족 방문객들은 내리는 비로 행사가 대폭 축소되자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열한 살 및 다섯 살 난 손주 남매와 함께 온 엄경숙 씨(70·여)는 "어린이날이라 이야깃거리라도 만들어 주려고 한 달 전 예약했다"며 "비가 내렸지만 일단 시내로 나왔다"고 말했다.

우비를 입은 채 빗속을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올라왔다는 김수현 씨(41·여)는 "비가 내리지만 나름의 운치가 있는 것 같다"며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비가 와도 즐거운 모양"이라고 웃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5.5/ 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비가 오는 가운데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5.5/ 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서울시청 광장도 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책 읽는 행사'가 취소되고 '해치의 마법마을' 코너는 사진 찍고 기념품을 받아가는 정도로 축소됐다. 화창했던 전날 5000명이나 방문한 것과 달리 이날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행사장 가운데 있는 볼 풀은 오전에 잠시 열었다 안전 문제로 급히 문을 닫았다. 행사 관계자는 "어제는 풀장에 들어오려고 서로 줄을 섰는데 오늘은 150명 정도만 왔다"고 말했다. 

열한 살 아들과 함께 왔다는 이정경 씨(44·여)는 "어제 사진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 왔다"며 "비가 조금 원망스럽다"고 아쉬워했다.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입구 앞 부스에서 이름표 달아주기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4.5.5/ 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입구 앞 부스에서 이름표 달아주기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4.5.5/ 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도 한산했다. 길을 잃지 마라고 이름표를 붙여주는 행사 부스와 지문 사전등록제를 홍보하는 경찰서 부스가 운영되고 있었지만 방문객보다 운영진이 더 많았다. 

사단법인 색동회가 주최한 어린이날 큰잔치 행사에는 초대객을 제외한 일반 관람객이 10명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서초구에 사는 이 모 씨(44·여)는 "비 때문에 사람이 없어 더 좋다"며 도리어 한적해서 좋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에 사는 고 모 씨(46·여)도 "사람이 너무 많으면 불편한데 오늘은 사람이 적어 여유가 있다"며 "아이들이 비눗방울도 날리고 새도 보면서 즐거워한다"고 웃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가족들 2024.5.5/ 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가족들 2024.5.5/ 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어린이대공원 실내전시관 '서울상상나라'는 비를 피해 들어온 가족으로 북적거렸다.

아빠 손 잡고 두리번거리는 아이, 엄마와 수다 떠는 아이, 뛰어다니다 풀썩 주저앉는 아이, 드러누우며 떼쓰는 아이를 상상나라 1층에서 볼 수 있었다. 

송파구 주민 유 모 씨(41·남)는 "비가 내리니 야외보다 이런 전시관이 좋다"며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2~3시간은 금방 간다"고 말했다.

여덟 살, 다섯 살 딸과 함께 실내전시관에서 그림을 그리던 김 모 씨(41·남)는 "상징적인 날이어서 예약까지 했는데 비가 내린다"며 "아이들이 실내에서도 잘 놀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실내 전시관 '서울상상나라' 매표소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24.5.5/ 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실내 전시관 '서울상상나라' 매표소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24.5.5/ 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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