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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공룡 구경 대신 실내서 비눗방울…어린이 울린 '야속한 날씨'

광주시 어린이날 행사 잔디광장→내부 변경 등 곳곳 행사 차질
'북적북적' 실내 행사로 아쉬움 달래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2024-05-05 13:25 송고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린 102회 어린이날 행사에서 선보여지는 비눗방울 공연에 아이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4.5.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린 102회 어린이날 행사에서 선보여지는 비눗방울 공연에 아이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4.5.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엄청 큰 공룡 보러 가기로 약속했었는데 비 때문에 못 간대요. 아쉬워요."

102회 어린이날 행사가 열리는 5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에서 만난 김애연 씨(40·여) 가족은 형형색색의 우산에 장화를 신고 울상을 짓고 있었다.
이들 가족은 해남 공룡대축제에 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지만, 호우특보 등 야속한 날씨 탓에 시청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김 씨는 "몇 주 전부터 아이들과 약속을 해논 터라 지키려 했지만 빗길 운전이 위험할 것 같아 하는 수 없었다"며 "아이들이 너무 많이 아쉬워해 미안할 따름이다. 특별히 오늘은 군것질부터 평소 못 하게 했던 것들을 허락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토라져있던 김 씨의 7살 둘째 딸은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그제서야 환한 웃음을 지으며 페이스페인팅 체험부스로 달려갔다.

이날 시청 잔디광장에서 열리기로 했던 어린이날 행사도 기상 상황으로 인해 청사 1층 시민홀로 장소가 변경됐다.
내부에는 김 씨 가족처럼 외출 준비를 했다가 발길을 돌린 이들과 미리 날씨 예보를 보고 실내 행사장을 점찍어 찾아 온 가족들로 붐볐다.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린 102회 어린이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풍선비전탑을 만들고 있다. 2024.5.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린 102회 어린이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풍선비전탑을 만들고 있다. 2024.5.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중앙 무대에서는 어린 아이부터 조부모까지 연령대를 막론하고 비눗방울 공연을 보기 위해 둘러 앉았고, 함께 즐기며 환호성을 질렀다.

관객석으로 다량의 비눗방울이 퍼지자 곳곳에서 '꺄르르' 웃음이 터져나오고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잡으려 손을 내뻗으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풍선을 불어 거대한 탑을 쌓는 '풍선 비전탑' 행사에도 많은 가족들이 참여했는데 아이들은 볼이 빨갛게 변한 채 구슬땀을 흘리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하윤 양(9)은 "연 날리기와 잔디 밭에서 뛰어노는 걸 기대하고 왔는데 못 해서 슬프다"며 "그래도 실내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캐릭터랑 사진 찍고 솜사탕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해졌다"고 했다.

페이스 페인팅과 부채·비즈만들기, 풍선아트를 비롯해 솜사탕과 팝콘 무료 나눔 부스에도 기다란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이날 체험행사 일환으로 아이들이 '부모님께 듣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적기도 했는데,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사랑해' 였다.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청사 내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가족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기존 행사는 잔디광장에서 열리기로 했지만 기상상황으로 인해 내부로 변경됐다. 2024.5.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청사 내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가족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기존 행사는 잔디광장에서 열리기로 했지만 기상상황으로 인해 내부로 변경됐다. 2024.5.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한편 전남 3개 시군(보성·순천·광양)에는 호우경보가, 전남 7개 시군(구례·고흥·여수·장흥·해남·완도·진도)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있다. 이밖에도 전남 17개 시군에 강풍주의보도 발효돼 예정됐던 어린이날 행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고흥우주항공축제장에서는 야외 체험들은 우천으로 인해 취소됐고, 강진군이 주최하는 어린이 한마당 잔치는 강진종합운동장에서 실내체육관으로 장소가 변경됐다.

보성다향대축제는 보성다향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기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또한 '하우펀' 행사 등을 실내로 변경해 운영한다.

광주 광산구 황룡친수공원에서 열리는 '광산뮤직ON 페스티벌'도 부대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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